[기타](서평, 독후감)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디자이너피스
2022-12-16
조회수 655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 열림원

📖 321 페이지

★ 4.4


눈여겨보던 책이었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어요.

적절한 때에 좋은 이유가 생겼지요 ;)


읽으면서 소화할 시간이 필요했던 책이었어요.

어려운 책은 소화에 오래 걸리는 만큼 생각의 폭을 넓혀 주지요.


내용은 작가가 이어령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에요.

곳곳에서 최대한 화자의 어투와 분위기, 의도와 맥락을 살리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눈에 띄였어요.


화자는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깨달은 바를 남김없이 전하고 싶었다고 해요.

정답은 아닐지언정 솔직한 하나의 삶을 엿볼 수 있었어요.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말이에요.


‘내 삶이 정답이 아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나의 삶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된다고 느껴졌어요.


••

“인생에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삶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유는

어쩌면 삶에 정답이 없어서 일지도 몰라요.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에

나에게 도움될 내용이 없을까

기웃거려보는 거죠.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나~ 하고요.

🔖 여행자가 될 텐가, 승객이 될 텐가?


저는 화자가 던진 이 질문이 특히 좋았어요.

승객은 어떻게 가든 목적지가 곧 종착지인 사람들을 말해요.

프로세스를 생략한 사람들이죠.


반면 여행객은 내리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되요.

목적을 프로세스, 행위 그 자체에서 찾게 되죠.


🔖인생을 ‘나그네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경유라네.

반환지가 있을지언정 목표는 없지.

길 위에서 계속 새 인생이 일어나는 거야.

원래 길의 본질이 그래. 끝이 없어. 이어지고 펼쳐질 뿐 (p.175)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이야기하지 않아요.

왜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질문들을 계속해서 되뇌여야 하는지,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 줄 뿐이죠.


🔖 어짜피 '큰 얘기들은 다 똑같아. 사람이 태어나서 죽었다'가 전부야.(p.117)


🔖 그렇기 때문에 “내가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지.”(p.125)


🔖 허공에 날아든 단도처럼, ‘존재했어?’라는 스승의 말에 뒷골이 서늘해졌다.

‘너 존재했어?’

‘너답게 세상에 존재했어?’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했어?’(p.167)



최근에 저에게도 그런 깨달음이 있었어요.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틀려도 나의 답을 만들자.

오답도 나의 답이다.“라는 위로와 용기의 메세지였는데요.


화자의 말처럼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오늘 고민한 내용의 결과가

내일 내린 답변과 다를 수 있고,

다를 것이기 때문이죠.

[연관 추천 도서]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인간이 가진 최고의 지혜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문득 생각나네요.


화자는 ‘결국 인간의 모든 이야기가 고통의 이야기’라고 말해요.

그게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아 새롭게 다가옵니다.


🔖 ’엉망진창의 힘‘ 

우리가 꿈 꿀 수 있는 건강한 사회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야.


🔖술주정뱅이, 거지 이런 낙오자들을

싹쓸이 가둬버린 무균 사회는 희망이 없어.

악, 퇴폐, 질병 이런 것 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정말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해(p.196)


선생님이 주목한 것은 ‘상처의 에너지’였다고 봐요.

상처가 가진 에너지이자

상처를 극복한 사람이 가진 에너지랄까요?


시행착오와 실패, 상처와 아픔을 포용해 주는 힘이 곧 다양성과 케바케 스터디에서 나온다고 보았지요.


🔖 ‘효도해라’ ‘정의를 실천해라’ 이런 큰 일반론을 주장하는 건 공허해.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 사르트르도 그랬지.

징집 영장과 어머니 부고를 동시에 받았어.

너는 어머니 장례식에 갈래? 군대에 갈래?

퍼블릭과 개인의 의무가 충돌할 때 어떡할거냐는 거지.

인간사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네.(p.118)


••


‘럭셔리한 삶은 자신만의 이야기로 채워진 삶’이라는 화자답게

삶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In my case’로 풀어낸 책이에요.


나의 시작과 끝, 라스트와 넥스트 사이의

이야기를 무엇으로 채울지.

알맞게 잘 채우고 있는지보다,

틀려도 나의 답으로 채우고 있었는지

다시금 고민해보며 책의 시작과  끝을

같이 했던 문장으로 정리해봅니다ㅎㅎ


🔖 내 것인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여러분도 스스로 일궈낸 결과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돌이켜보니 선물 같았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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