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평

디자이너피스
2022-10-09
조회수 558

좋은 책을 공유하기에 앞서, 서평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직접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작성해보았습니다.


💫도서 정보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곰 출판
📖 276 page


💫인물 정보

데이비드 스타 조던
(1851.01.19~1931.09.19
스탠포드 대학 창립 총장)



삶은 혼돈과 질서 사이에 있다.

혼돈은 핸드폰을 지하철에 두고 내린 그 날이며,
노트북 위로 코코아가 떨어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던 그 순간이다.

혼돈은 해외 여행 중 지갑을 도둑 맞는 일이며,
그 와중에 핸드폰은 꺼져버리고야 마는 현상이다.

🔖 혼돈은 그 사람을 집어삼킬 것이다.
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하는 시기의 문제다.(p.15)

혼돈은 예측하지도, 피하지도 못하게 그 날 그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발칙한 도전장을 내민다.

🔖 분류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수십년에 걸쳐 지치지 않고 일했고, 그 결과 당대 인류에게 알려진 어류 중 5분의 1을 발견했다. 어느 봄날 아침, 난데없이 닥친 지진이 그가 수십 년간 수집한 반짝이는 표본들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기 전까지.(p.17)

데이비드 박사는 박탈과 상실을 경험하고, 더욱 단단해졌다.
🔖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분류학의 작업은 창조주의 생각들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이라 믿었다.(p.43)

💭 한 사람이 어떤 일에 소명을 넘어 사명감을 띄게 되었을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에 한 번 놀라고, 그런 데이비드의 삶에 매료되어 생애 모든 순간을 낱낱이 파해친 저자의 집념에 두 번 놀랐다.

저자 룰루 밀러는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넌 중요하지 않다’는 가르침.
아버지는 이 단순한 삶의 진리를 통해 딸이 ‘좋아하는 거, 하고싶은 거를 다 하며 살길’ 바랬지만, 딸은 역으로 극심한 허무주의에 빠져버렸다.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의미도 담겨있지 않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수십년을 방황한다.

그런 룰루 밀러가 데이비드 박사를 알게되고,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게 된 일은 정해진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였는가. 밀러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했다.

🔖 어쩌면 그는 무언가 핵심적인 비결을 찾아냈을지도 몰랐다. 아무 약속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는 비결, 가장 암울한 날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비결을(p.66)

••
이 책은 놀랄만한 반전을 담고 있는 책이다.
꼭 읽어보길 추천하며, 읽는 동안 느껴질 그 두근거림을 위해 스포는 생략한다.
••

저자 룰루 밀러는 삶의 의미를 찾았을까?
다행히 그녀는 삶의 의미를 찾았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파헤치며, 그렇지만 그가 서 있는 곳과는 아주 동떨어진 곳으로부터.

🔖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금세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누군가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그 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의미일 수 있다. 어머니를 대신 해주는 존재,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p.227)

🔖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p.228)

🔖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게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p.227)



그어놓은 선들 너머.
그것은 데이비드 박사가 평생을 바친 물고기를 의미한다.

자연은, 데이비드 박사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게 했다.
다윈의 진화론으로 부터 잘못된 믿음을 이끌어낸 데이비드. 그리고 그로부터 야기된 수 많은 상처와 혼돈.

자연은, 데이비드 박사로 하여금 스스로 벌하게 했다.
창조주의 생각을 잘못 번역한 죗값을 치르게 했다.

조류는 존재한다.
포유류도 존재한다.
양서류도 존재한다.
그러나 꼭 꼬집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_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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